이명박 대통령, 비핵화인가 협상중단인가?

12 03 2008

LMB뚜렷한 해법이 없는 대북 문제와 ‘ATM’ 정책

레오니드 페트로프 박사 (OhMy News, 08.03.10)

새롭게 취임한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은 남북관계에 대해 ‘이념의 잣대가 아니라 실용의 잣대’로 풀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실용적인 남북관계’는 그가 대통령 후보로 선거활동을 펼칠 때부터 고수해온 대북정책이다. 많은 이들은 이 대통령이 청와대에 입성하기도 전부터 ‘이제 남북관계는 잠재적으로 악화될 것이다’ 또는 ‘남북 관계가 완전 동결되진 않더라도 일정수위로 차가워질 것’이라는 쪽에 힘을 실은 견해들을 밝혀왔다.

몇 몇 정치 그룹들은 이 대통령의 보수적인 자세와 방해가 되는 수사법에 주목해왔으며 몇몇 그룹들은 남북문제에 대한 참신한 접근법을 반겨왔다. 남북문제와 관련한 여러 말싸움은 무조건적인 협상 및 지원을 지지하는 쪽과 실용적인 보수주의를 외치는 쪽으로 좁혀진다. 양쪽의 논쟁은 쉽게 종결될 것 같지는 않다. 북한 관련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도 확실한 해법이 없기 때문이다.

햇볕정책의 허와 실

이 대통령은 지금까지 전임 두 대통령의 대북 ‘햇볕정책’을 ‘일방적인 유화정책’이라고 비판해왔다. 1998년 김대중 대통령부터 시작, 바로 지난달 노무현 대통령까지 이어진 이 ‘햇볕정책’은 무조건적인 원조가 그 기본 원리였기 때문이다.

북 한이 현찰이 필요할 때면 남한으로 돌아선다 해서 ‘ATM정책’이라고도 불린 이 정책은 남한의 납세자들에게는 경제적인 부담을 실어줬을 뿐 아니라 남한의 전략적 파트너인 우두머리 미국을 위시한 일본등  타국들로부터 부정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비록 독설적이지만 북한이 이 ‘햇볕정책’을 ‘북한의 공산주의를 파괴하고 자본주의를 심기 위한 정복적인 정책’이라고 악설을 퍼부으며 그 실체를 의심했어도 말이다.

물론 어떤 이들은 햇볕정책의 단점을 끝도 없이 나열해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극단적이기 그지없었던 정면대치, 전쟁 등과 같은 과거의 남북 상황과 비교해 본다면 ‘햇볕정책’은 통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더 나아가 그럴듯한 성과들을 이룩한 것처럼 보인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북한이 이렇게 길게 생존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휴전선에 차가 드나들고 버스가 운행되고 기차가 매일 오고가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남북을 가로지르는 항로와 해로가 허용된 것 역시 ‘햇볕정책’의 중요한 성과다. 어떻게 이보다 더 많은 것을 이룩할 수 있겠는가?

이명박 대통령은 ‘비핵•개방•3000(Vision 3000) 정책’을 대북정책으로 제시했다. 이는 앞으로 10년 동안 북한이 국민 총 소득 3000달러를 이룩할 때까지 남한이 무조건적인 경제적 원조를 하겠다는 것으로 일축된다.(현재 북한 소득은 1800달러로 집계)
매년 10% 이상의 경제성장률만 기록한다면 10년 안에 국민 총소득 3000달러는 가능하다는 것이 이 대통령의 분석이다. 이를 위해 남한은 산업•교육•금융•기반시설•복지 등 5개 영역에서 포괄적인 지원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면, 산업 지원에 있어서는 남한이 북한에 100개의 공장을 건설해 30억달러 규모의 수출을 가능하게 한다든지, 교육에 있어 30만명의 북한 노동자들을 교육시킨다든지 하는 방법 등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비핵•개방•3000 정책

이 명박 대통령의 ‘비핵•개방•3,000’ 정책은 (만약 실행이 된다면) 북한 경제를 수출이 가능한 경제로 바꿔놓을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경제적인 지원은 지난 2005년 베이징에서 타결된 제4차 6자회담의 합의사항의 실행이 선결돼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붙는다. 즉 북한에 대한 그 어떤 발전적이고 재정적인 원조는 합의사항 실천 이후에만 진행된다는 것.

‘ 철저하고 융통성 있는 접근법’이라고 불린 이 제안은 북한의 핵 폐기를 꾀어 줄 미끼가 되도록 기대되고 있다. 이는 다른 말로 이명박 정부가 남북관계와 관련한 그 어떤 문제보다 비핵화 문제를 최우선의 목표로 선정하고 있다고 해석된다.
새로운 한국 정부는 한반도의 모든 협력 사업들을 그 중요성과 그 비용을 고려 총 3개의 카테고리로 나눠 관리할 계획이다.

제 1순위는 인도적인 지원으로 이는 계속해서 진행될 부분을 뜻한다. 이어 제2순위는 남한의 이익과 직결되는 자원 개발, 교통 협력 등과 같은 사업으로 이는 계속해서 운영될 것이지만 이는 새로운 남북경제협력기금의 관리 하에 운영될 것이다. 제3순위는 북한 기반 시설 건축을 포함,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야 할 사업으로 이들은 연기되거나 중단될 수 있다.

작년 10월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7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합의한 상당 부분은 제3순위에 포함된다. 특히, 당시 합의된 해주 경제특별지구•서해 경제센터 건설은 개성 공단 조성 이후 최대 규모의 남북협력 사업으로 예상되어 많은 화제가 된 바 있다.

하 지만 이 수백억달러 규모 사업은 제대로 된 실행 가능성 조사조차 거치지 않고 양국 정상의 서명부터 받고 본 사업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니 이제 이 사업을 이어가든지, 이를 중단하든지는 오로지 이명박 정부의 손에 달렸다. 물론 사업의 연기와 취소는 평양의 항의를 감수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이는 미래 한반도 관계에 지워지지 않는 상처로 남을 수도 있다.

또 다른 남북 관계 악화의 소지는 전시 작전 통수권 환수와 관련한다. 작년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국방장관 회담 결과에 따르면 남한은 2012년 미국으로부터 전시 작전 통수권을 환수하게 된다. 하지만 북한이 비핵화와 핵시설 폐기를 계속 연기할 경우 이명박 대통령은 전시 작전 통수권을 그대로 미국에 두겠다는 암시를 내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대미, 남북 관계와 북한 인권정책

이 명박 대통령의 남북관계를 위해 한미 관계가 무시돼 왔다는 불평은 어느 정도 정당성을 띤다. 하지만 남한과 미국의 관계 강화가 남북관계 강화를 가져오며, 남북관계 강화는 결국 북한과 미국의 관계 강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이 대통령의 가정은 의심스럽다. 세계 곳곳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들은 이명박 대통령의 대북정책의 가장 큰 약점이 미국과의 협력을 제외하고는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남한의 역할이 전혀 제시되고 있지 않다는 점을 공통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이 명박 정부는 대북정책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최우선시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본인은 북한의 지도자에게 북한 사회의 결점이자 진실인 문제에 대해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이어 “장기적인 관점으로 북한사회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건설적인 비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물론 이 결정은 도덕적으로는 올바르고 존중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북한이 국제적인 비판에 대해 면역성을 가지고 있다는 과거의 전과를 볼 때, 그 효과는 의심스럽기 짝이 없다.

위 의 언급한 것들을 토대로 볼 때, 이명박 대통령 하의 새롭게 개정된 통일부는 ‘남북 간의 화해를 확장하고 협력을 증진시켜 한반도의 번영과 평화적인 공존을 추구한다’는 기존 두 정부의 통일부와는 다른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반 대로, 북한의 비핵화와 민주주의화를 추구함으로써 서울은 북한과의 관계 소원이라는 위험을 떠안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으로써 이 위험은 남한의 경제적인 회복과 정치적인 개방을 위협하게 될 것이다. 안타깝지만 이는 ‘강토(Hard Land, 나라 경계 안에 있는 땅)’인 것이다. (북한의 체제가 붕괴하고 내란 등이 일어날 경우 남한은 다른 국가보다 더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는)
북한이 경제적 원조의 약속만을 믿고 비핵화•비무장화에 설득당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는 것은 실수다. 현재 북한에게 핵은 전쟁 억제제(폭탄)일 뿐 아니라 경제적인 생존의 방법(싼 에너지, 작은 군대, 적은 근대식 무기)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남한의 조건적인 경제 원조는 언제든지 북한에게 더 좋은 기회가 될지도 모르는 중국이나 러시아의 무조건적인 원조로 바뀔 수 있다는 것도 간과해선 안 된다.

향후 과제

미 국이 지금까지 제기해 왔듯이 북한의 안보 문제를 해결하기 전에 북한의 내적인 부족과 인권 무시 문제를 비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북한 지도부는 그 존속을 위해 끊임없이 전시와 같은 불안감을 국내에 조성할 것이며 미국을 적으로 간주할 것이다. 남한과 미국의 그 어떤 군사 안보적 행동은 평양을 침범하려는 시도로 해석될 것이다.

북 한 지도층이 가장 원하지 않는 것은 자국 문제에 대한 외국의 간섭이다. 특히, 이념과 인권문제에 있어서 북한 정부의 자세는 더욱 강경하다. 또한, 북한 정부로부터 ‘완전 개방’ 또는 ‘완전한 경제 교류’등을 요구하는 것도 무의미한 일이다.

북 한은 한 곳으로 집중되는 경제를 계획하고 있으며 아주 소수의 부분만이 시장에 의해 자동적으로 조정되길 바란다. 구식 경제와 정치체계의 빠른 붕괴는 북한 국민들과 지도층들에게 끔찍한 충격을 가져다 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그 측근들은 러시아와 루마니아의 경험들을 잘 알고 개혁의 실험을 중단할 것이다.

만 약 북한이 좋은 행동을 하도록 자극할 수 있는 그 어떤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북핵 문제의 해결책이 될 것이다. 그것은 미국이 군사적인 행동에 대해 북한에게 완전하고, 증명할 수 있는 그리고 파기할 수 없는 안보적인 보증을 하는 것이다. 외교적으로 인정하는 것은 물론 북한을 테러리스트 지원국이라는 리스트에서 빠르게 삭제하는 것이 시급하다.

더 나아가 그 이웃나라인 한국•중국•러시아 등과의 에너지 분배•운송 협력•자원 개발 등의 사업협력을 구축해 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이해적인 약속과 협력 없이는 서울은 북한에 있어 그 어떤 지렛대 효과를 낼 수가 없다. 그것이 바로 그 어떤 당근과 채찍을 다 무의미하게 만드는 이유다.

현재 새로운 통일부 장관 지명을 두고 고심해 있는 이명박 정부는 그들이 미래에 어떤 것들을 성취하길 원하는가를 잘 생각해 봐야 한다. 비핵확산 비무장화는 평화와 안보에 있어 필수적이다. 그럼에도 남북 간의 대화에 있어 무리하게 비핵화를 강조하는 것은 협상 중지를 초래할 수 있다. 새로운 남한 정부는 한반도의 비 핵화를 위해 노력하되 북한과 협상한 지난 10여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실용주의’는 ‘널리 퍼진 대량 살상 무기를 제거한다’로 잘 알려진 신자유주의 모델의 기본 원리들을 간단히 복사하는 것으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다.

지 난 10여년동안 남북한 협력의 원동력은 유례없이 진전돼 왔다. 하지만 만약 어떤 이가 막대한 소비에 대한 평화적인 타협점을 찾은 그 이유만으로 이러한 전진의 속도를 늦춘다면 이는 용서될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이 문제가 미래의 한국인들을 위한 문제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이는 곧 또는 먼 미래에 닥칠 정치적인 파산을 대비한 경제적인 피해를 줄이기 위한 시도라는 것 역시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레오니드 페트로프 기자는 러시아 페테르스부르크주립대를 졸업 (1994년) 하고 오스트레일리아국립대학에서 박사 (2003년)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는 오스트레일리아 국립대학 아세아태평양 대학원에 초빙연구원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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